
[합법적 도박] 청산 절차에 돌입했던 MG손해보험이 다시 매각을 추진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 MG손보 노동조합은 MG손보 재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14일 가교보험사를 설립하고 MG손보가 보유한 모든 보험계약을 조건 변경 없이 5대 주요 손보사로 이전하는 방식의 MG손보 처리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합법적 도박손보 노조는 이에 반대하며 매각을 재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가교보험사는 신규 영업을 하지 않고 기존 계약만 유지·관리하는 만큼, 이에 필요한 인력 외에는 모두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용승계를 주장해온 노조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인 셈이다.
합법적 도박손보 노조는 5월 29일 총파업을 선포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전 직원 단식농성 돌입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합법적 도박손보 처리방안에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후 더불어민주당이 중재에 나서면서 노조는 이날 조합원 281명의 동의를 얻어 합의안을 승인하고 단식농성을 중단했다
합의안에는 가교보험사는 예정대로 설립하되, 재매각을 우선 추진한 뒤 실패 시 기존 계획대로 5대 손보사에 계약을 이전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재매각 성사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되느냐다. 예보는 지난 2023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합법적 도박손보의 공개매각을 추진했으나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예보는 지난해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실사 과정에서 노조와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결국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했다.
MG손보는 지난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매각을 위해 꾸준히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왔으나 아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MG손보의 지난해 연간 순손실은 1431억원으로 2020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합법적 도박손보의 지급여력(K-ICS, 킥스) 비율은 1분기 말 기준 –18.2%(경과조치 적용 후)로 업계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실 수준이 심각한 만큼 재매각이 성사되려면 경영정상화가 우선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약 1조원 규모의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이 어느 정도 정상화된다고 하더라도 매수자를 찾을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합법적 도박손보 인수에 나섰던 것은 예보가 상당한 규모의 지원을 약속한 데다, 인수·합병(M&A)과 달리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을 택해 부담이 덜했기 때문이다. P&A는 합법적 도박손보의 우량자산 및 보험계약을 선택적으로 인수할 수 있어 고용승계 의무가 없다.
하지만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노조의 반발로 재매각이 추진되는 만큼, 메리츠화재와 같은 P&A 방식의 인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합법적 도박손보 인수 추진 과정에서 직원 10% 고용승계 및 250억원의 위로금 지급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달 30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예금보험공사는 가교보험사의 설립과 MG손보 정리를 위해 지난 주부터 MG손보 노조와 협의를 이어오고 있다”며 “MG손보 노조와의 합의 사항 등은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재매각에 도전하는 MG손보가 새로운 인수자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