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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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게임] 청소년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세계 각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책 도입 과정에서 플랫폼 간 형평성 문제와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등 다양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최초로 소셜 미디어 연령 제한법을 제정해 시행을 앞두고 있는 호주에서는유튜브를 규제 대상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두고 정부 기관 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호주 정부는 오는 12월부터 만 16세 미만 청소년이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 등 주요 도박 게임에 가입하거나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 법은 기업이 연령 검증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강화한 세계 첫 사례다.

문제는 유튜브가 해당 법의 도박 게임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호주 정부는 유튜브가 교육적 목적이 강하고, 부모가 자녀 계정을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이유로 도박 게임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학부모, 그리고 메타·틱톡 등 경쟁사들은 호주 정부가 유튜브에 사실상의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정부기관 간의 갈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의 도박 게임기관인온라인안전위원회(eSafety)는 24일 공식 성명을 통해 유튜브에 대한 예외 조치를 철회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줄리 인먼 그랜트 eSafety 위원은 “10~15세 아동의 37%가 유튜브에서 유해 콘텐츠를 본 적이 있다”며 “이는 다른 어떤 플랫폼보다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또 “유튜브는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를 유해 콘텐츠로 유도하는 ‘토끼굴(rabbit hole)’ 구조를 가장 잘 구현한 플랫폼 중 하나”라며 “도박 게임 규제에서 예외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메타가"모든 도박 게임에 법을 평등하게 적용하도록 보장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라고 항의하는 등 다른 기업들의 항의도 이어지고 있다.

반면 유튜브는 자사의 서비스가 ‘영상 시청 플랫폼’이지 본격적인 사회적 상호작용 공간은 아니라며, 예외 적용은 정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유튜브 호주·뉴질랜드 공공정책 매니저 레이첼 로드는 블로그를 통해 “84%의 호주 교사들이 매달 유튜브를 교육에 활용하고 있고, 정부 자체 조사에서도 부모의 69%가 유튜브를 15세 이하에게 적절하다고 평가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법 시행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아니카 웰스 통신장관은 “현재 eSafety의 권고를 검토 중이며, 법의 목적이 청소년 보호임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최종 결정을 유보한 채 정책 수정을 검토 중이다.

= 엠마뉘엘 마크롱 유튜브 갈무리
= 엠마뉘엘 마크롱 유튜브 갈무리

한편 미성년자의 소셜 미디어 사용 제한을 두고 다른 국가에서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프랑스는 최근 발생한 청소년 흉기 사건을 계기로 15세 미만 청소년의 도박 게임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예고하며,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공동 규제를 추진 중이다.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11일 TV 인터뷰를 통해 “EU가 조속히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프랑스가 독자적으로 15세 미만 도박 게임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히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청소년을 온라인 유해 콘텐츠와 물리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이미 2023년에 15세 미만 사용자의 도박 게임 가입 시 부모 동의를 의무화한 법을 통과시켰고, 최근에는 도박 게임 플랫폼을 포르노 사이트와 같은 방식으로 분류해 연령 인증을 강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 정부는 X, 레딧, 마스토돈 등여러 사이트에 대해 성인 인증 체계 적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청소년의 정보 접근 제한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내외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청소년의 정보 접근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정치적 토론의 장과 대안 언론의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해당 규제가 젊은 세대의 정치적 표현과 자율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개별 주 단위의입법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각종 헌법 소송과 기업 반발에 부딪혀 도박 게임을 겪고 있다.

유타(Utah)주와 오하이오(Ohio)주 등은 16세 미만 청소년이 소셜 미디어에 가입하려면 부모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메타와 넷초이스(NetChoice) 등 빅테크 연합이 표현의 자유와 개인정보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 집행이 중단된 상황이다.

영국은 청소년 도박 게임 금지보다는 플랫폼 책임 강화와 이용자 보호 기능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와 의회에서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도박 게임 이용을 제한하자는 주장도 제기되었으나, 이에 대해 영국 청소년의회(UK Youth Parliament)는 “금지는 실효성이 없고, 청소년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오히려 플랫폼에 ‘안전 등급’을 매기고,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는 기술적 조치를 강화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영국 청소년 의회는11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 의원 395명으로구성된 영국 의회의 청소년 조직으로,지역 청소년들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연령 적합성에 따른 콘텐츠 차단 기능과 부모 통제 도구를 마련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와 이용자 권리 사이의 균형점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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