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 도박 사이트내 합법적 도박 사이트 금지법이 시행된 2019년 7월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노사상생지원과에서 민원인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합법적 도박 사이트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2019년 7월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노사상생지원과에서 민원인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코리아]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씨의 사망사건으로 직장 내 괴롭힘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지만, 고인과 같은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 특수고용직 노동자 등은 여전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합법적 도박 사이트 내 괴롭힘 금지법’이란?

‘합법적 도박 사이트 내 괴롭힘 금지법’은 지난 2018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뜻하는 것으로, 사용자나 근로자가 합법적 도박 사이트에서의 지위나 우위인 관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다만 합법적 도박 사이트 내 괴롭힘 행위 자체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피해자 보호 및 객관적 조사 등 사용자가 의무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를 미이행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만약 사용자가 괴롭힘 사실을 신고한 피해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행사한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 프리랜서, 법의 보호 받을 수 있나?

문제는 아직 모든 근로자가 합법적 도박 사이트 내 괴롭힘 금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근로기준법은 원칙적으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장에 적용된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대통령령이 정한 일부 조항만 적용을 받는데, 합법적 도박 사이트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이 명시된 근로기준법 76조의 2는 포함되지 않는다.

프리랜서나 특수고용직 노동자 등도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 사용자와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일하는 근로자와 달리, 프리랜서는 특정 업무를 완수한 뒤 위임자에게 보수를 받는 민법상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일한다. 업무시간이나 장소, 수행방식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일반적인 근로자와는 차이가 있다. 이처름 프리랜서의 경우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기 어렵다.

문제는 5인 미만 사업장이나 프리랜서라고 해서 합법적 도박 사이트 내 괴롭힘을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합법적 도박 사이트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후 약 1년간 고용부에 신고된 합법적 도박 사이트 내 괴롭힘 사건 중 5인 미만 사업장 신고 건수의 비중은 33.2%에 달했다.

프리랜서도 마찬가지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리랜서 및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28.1%가 “최근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 중 55.6%는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평균(40.6%)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윤지영 합법적 도박 사이트갑질119 대표는 지난해 7월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이들 역시 노동관계 속에서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함에도 불구하고 합법적 도박 사이트 내 괴롭힘 규정은 프리랜서 및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근로자성’ 인정되면 프리랜서도 근로기준법 적용

다만 프리랜서라고 해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프리랜서라고 해도 ‘근로자성’을 인정받을 경우 5인 이상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다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법원은 지난해 A 운송회사와 용역계약을 맺고 일해온 프리랜서 트레일러 기사 B씨가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요양보험 급여 지급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B씨는 프리랜서 기사였지만 주6일 정해진 시간 A사의 운송업무를 수행해왔으며, 휴가 및 조퇴도 A사의 허락을 받아야 가능했다. A사가 B씨의 차량보험료 및 유류비, 수리비 등의 비용을 부담했다는 점 등도 법원이 B씨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데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일한다고 하더라도 업무장소나 시간이 사용자에 의해 구속되거나,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의 감독·지휘를 받는 등 근로계약을 맺고 일하는 근로자와 별 차이가 없는 경우 근로자성이 인정돼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 또한 오요안나씨 사건과 관련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상캐스터의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사에 돌입한 상태다.

◇ 법원, ‘합법적 도박 사이트 내 괴롭힘’ 범위 유연한 적용

이미 법원도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합법적 도박 사이트 내 금지법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 합법적 도박 사이트갑질119가 지난 2023년 합법적 도박 사이트 내 괴롭힘 사건 관련 판례 87건을 분석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프리랜서 및 특수고용직 노동자에 대해서도 합법적 도박 사이트 내 괴롭힘이 인정된 사례가 존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의정부지방법원은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던 C씨가 상사의 모욕 및 외모 비하 등으로 괴로워하다 사망한 사건에 대해 “합법적 도박 사이트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사람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그 피해자가 반드시 근로자여야 할 필요는 없다”며 가해자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또한 서울중앙법원은 같은 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의 ‘갑질’에 대해서도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안내데스크 직원이 임금체불 진정을 내자관리회사에 대기·전배발령을 내달라며 부당한 인사조치를 요청한 입주자대표회장에게 400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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