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도박]연인이나 배우자 관계에서 발생하는 ‘목조름(strangulation)’ 행위가 여성 살해의 강력한 예고 신호로 지목되면서, 해외 여러 국가는 이를 중범죄로 규정하고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처벌 조항을 가정폭력처벌법에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에 보도된 여성 살해 사건을 기록한 결과, 2024년 한 해 동안 최소 181명의 여성이 친밀한 관계에 있는 연인이나 배우자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일에 한 명씩 살해당했다는 의미로, 전년도 조사 결과인 138명에서 31.2%나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원인이 연인이나 부부 사이의 다툼을 사회적으로 사소하고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치부하거나, 제삼자가 개입해서는 안 되는 사적인 일로 여겨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친밀한 파트너 살인(Intimate Partner Homicide)은 대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폭력의 결과로 발생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범죄 예방의 가능성을 크게 낮추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결국 피해자의 사망으로 이어진다. 지난 2월엔 2021년 한 여성으로부터 '동거남과 시비가 있다'라는 신고받고도 조처하지 않아 신고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찰관의 징계처분이 정당하다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왔다.
A 씨는 피해자가 14차례 신고하여 현장에 총 3차례나 출동했지만, 가정스포츠 도박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또한 동료가 112시스템에 사건 종별코드를 '가정스포츠 도박'이 아닌 '시비'로 입력했는데도 이를 정정하지 않았다. 또 가정스포츠 도박 사건 위험성 조사표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피해 여성은 이날 밤 방범 철조망을 뜯어내고 주거지에 들어온 동거남에게 여러 차례 폭행을 당한 뒤 숨졌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는 치명적이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목을 조르거나 질식시키려 한 행위를 ‘살인미수’에 준하는 위협 행위로 간주하고, 피해자의 생존 여부와 상관없이 중범죄로 처벌하고 있다. 특히 연인 관계나 가정스포츠 도박 상황에서 발생하는 ‘비치명적 목조름’은 여성 살해 사건의 ‘전조 증상’으로 주목받는다.
비치명적 목조름이라는 용어는 피해자에게 외상이 없거나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심각한 건강상의 위험이 존재하고 향후 중대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다. 즉, 비치명적 목조름은 사망에 이르지 않은 모든 목조름 행위를 포함하고, 특히 이러한 행위가 친밀한 파트너 스포츠 도박 상황에서 발생할 때 매우 위험하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용어이다.
미국 연방법은 배우자, 동거인, 데이트 상대 등 친밀한 관계의 파트너를 대상으로 한 목조름 또는 목조름 시도에 대해 최대 10년형의 징역형을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2013년 개정된 '스포츠 도박범죄처벌강화법(VAWA)'에 포함돼 있으며, 실제로 여러 주에서는 단순폭행이 아닌 중범죄로 취급된다.
영국 역시 2021년 제정된 「가정스포츠 도박법(Domestic Abuse Act)」을 통해 ‘비치명적 질식 행위(Non-fatal strangulation)’를 독립 범죄로 규정했다. 가족이나 파트너를 질식시켜 상해를 입히면 최대 10년형에 처할 수 있으며, 피해자가 의식을 잃지 않더라도 범죄는 성립한다.
이러한 법적 변화는 실질적인 통계와 피해 사례에 근거한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목조름 피해를 본 여성은 향후 살해당할 확률이 최대 7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친밀한 관계 파트너에 의해 목졸림 피해를 본 피해자가 수주 이내에 사망할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피해자보다 2배 높은 것으로도 조사되었다. 그만큼 반복되는 목조름 행위는 강력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연인 간 폭력이나 가정폭력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목조름 피해가 여성 살인의 위험 신호로 작용하고 있지만, 아직 이를 단독 범죄로 규정하지는 않고 있다. 스포츠 도박이나 형법상 폭행 또는 상해로만 처리되기 때문에, 그 심각성과 재범 가능성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와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스포츠 도박 ‘비치명적 목조름’ 조항을 별도로 신설해야 한다”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목을 조른 행위가 살인을 향한 절차일 수 있다는 점을 입법에 반영하고, 조기 대응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목조름 행위가 더 이상 ‘가벼운 스포츠 도박’이 아닌 ‘살인에 이르는 징후’로 법제화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관은 “우리나라에서는 연인, 배우자 스포츠 도박 등 가정스포츠 도박의 맥락에서 발생하는 비치명적 목조름 행위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가 매우 제한적으로만 존재한다. 이에 따라 연인 및 배우자 등 친밀한 파트너 스포츠 도박 피해 사례에서 목조름 피해에 관한 기초 자료조사나 연구 및 통계가 부족한 실정이다.”라며 “2025년을 마지막으로 매 3년마다 실시되던 가정스포츠 도박 실태조사가 종료되고 여성스포츠 도박 실태조사로 통합될 예정인 만큼 성스포츠 도박, 교제스포츠 도박, 가정스포츠 도박 등 다양한 여성스포츠 도박 피해 유형 중 하나로서 비치명적 목조름에 대한 연구가 보다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